러브레터 촬영지 - 1. 후나미자카
삿포로-오타루 여행 3일차. 이 날은 맘먹고 오타루 지역을 둘러보기로 했다.
사실 오타루는 삿포로 여행 중에 당일 치기로 다녀와도 될 정도로 볼 것들이 많이 있지는 않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P 성향이 강하고, 또 혼자 여행하는 것이라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당일치기는 피하고 그냥 맘잡고 하루를 오타루에서 보내기로 했다.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후나미자카 라고 하는 곳이다.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로 알려진 곳인데, 위 스크린샷 처럼 주택 단지로 이어지는 언덕길이다.

사실 나중에 소개할 텐구산이라는 곳에 가서 아침 일출을 보고 싶었는데, 전망대까지 가는 로프웨이가 아침 9시 시작이라서 체념하고 그래도 언덕 위쪽에 위치한 후나미자카에서 일출을 보려고 방문했다.
특별한 장소는 아니고 영화 러브레터를 감명 깊게 봤거나 일본의 소도시 동네를 한번 산책해보고 싶다면 오타루 역에서 그리 멀지도 않으니 한번쯤 방문해봐도 좋을것 같다.
도미인 프리미엄 오타루 조식
일출 보러 아침도 안먹고 숙소를 나왔다가 다시 밥먹으러 숙소로 복귀했다.

도미인 프리미언 오타루의 조식은 뷔페인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았다. 위에 사진과 같은 느낌의 메뉴도 있고,

신선한 해산물을 직접 담아 카이센동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메뉴도 있다.




첫번째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어묵탕?, 계란 프라이 소시지 밥, 스프카레, 치킨 새우 튀김이다.
어묵탕은 시원하고 익숙한 맛이라 좋았다. 나머지 메뉴도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맛있었다.
일본 사람들은 튀김 요리를 잘하고 좋아하는 듯 하다 ㅎㅎ

식사 다 했으니 디저트 타임이다 ㅎㅎ
제일 맛있었던 건 홋카이도 우유로 만든 푸딩!
고소하고 달달한 북해도 우유 푸딩 아래 향긋한 커피 시럽같은 것이 깔려 있어서 스푼을 깊게 찔러서 퍼먹으니 꿀맛이었다. 지금 보니 다른건 몰라도 저 우유 푸딩은 많이 먹을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나카주조 킷코구라

밥도 든든히 먹었으니 본격적으로 오타루 구경을 하러 숙소를 나서본다.

일단 오타루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미나미오타루 역으로 이동한 뒤 오타루 방향으로 돌아오면서 구경해보기로 한다.

미나미오타루 역 플랫폼에서 내려서 육교를 건너 역사로 이동하는데 육교 창문에 비친 풍경이 예뻐서 한컷 찍었다. 날씨도 좋아서 파란 하늘이 멋지게 펼쳐지는 것 같다. 시원 시원하니 기분이 좋았다.

역사를 빠져나와서 이동한 곳은 다나카주조 킷코구라 라는 곳이었다. 일본 전통 술인 사케를 만드는 주조장인데, 직접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볼 수 있고, 사케 제품을 시음도 해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방문했다.


1층은 시음과 판매가 이루어지는 곳이었고, 2층으로 올라가면 주조장을 볼 수 있도록 조성해놓은 공간이 있었다.

직원분들이 직접 사케를 만드는 과정을 보니 신기하다.

파란 모자를 쓰신 직원분들을 멀리서 보니 뭔가 타이쿤 게임 하는 느낌이다.


딱히 술마시는 걸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내향인이라 시음만 하고 구매는 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 구경만 하고 나왔다 ㅋㅋ
오타루 오르골당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오타루 오면 다들 한번씩 방문한다는 오타루 오르골당.

이곳은 다양한 오르골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일본의 다양한 IP 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들도 판매하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기념품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곳 같다. 들어서니 여기가 한국인가 싶을 정도로 한국어가 많이 들리는 곳 ㅋㅋ

회전목마 느낌의 오르골. 조그만 오르골도 가격이 만만하지 않아서 열심히 구경만 한다. 그리고 조그만건 멜로디도 몇마디 없더라 ㅎㅎ...


조그마한 고양이 인형이 귀여워서 고양이 좋아하는 조카에게 선물이나 사줄까 하나가 3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을 보고 조용히 손을 내린다.



붉은 돼지, 스누피, 토토로의 나오는 고양이 버스 등등 귀여운것들이 많다 ㅎㅎ
스누피는 안광이 개 킹받게 귀여워서 살까 말까 고민 많이 했다. (결국 안삼)



산리오 캐릭터 미피도 있다. 그러나 가격이 역시 후덜덜...

다 구경하고 나서 그래도 오타루까지 왔는데 노래가 좀 길게 나오는 오르골 하나쯤은 사볼까 하고 보았던 제품. 가격보고 바로 포기했다 ㅋㅋ
아~ 구경 잘했다.
부디 이곳에 있던 모든 물건들의 최종 목적지가 쓰레기통이 아니길 빌면서 나왔다.

오르골당 밖으로 나오니 보였던 증기 시계. 가끔씩 증기를 뿜으며 노래도 나온다 ㅋㅋ
르타오 본점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르타오 본점.

요런 근현대 느낌 나는 건물이다. 스마트폰 광각렌즈라 왜곡이 심하구만.






이곳은 다양한 디저트를 파는 디저트 카페다. 삿포로에 갔다오면 사람들이 기념품으로 많이 사오는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시식용으로 작은 조각들을 나눠주고 있어서 좋았다.
근데 신치토세 국내선 공항에서도 동일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니 여기서는 포장 제품은 사지 말고, 케익과 같은 디저트와 커피를 주문해서 먹고 가는게 좋은듯 하다.

나는 본점과는 떨어진 곳에 위치했던 또다른 르타오 가게에 들어가서 어느 유튜버가 추천했던 애플 파이를 사먹기로 했다. 여기는 뭔가 데니쉬 페이스트리 제품을 파는 가게인듯 하다.


애플 파이 한 개에 5천4백원이나 하는데 크기가 크긴 하다. 손바닥 보다 크고 두툼쓰하다.
걸어나디면서 먹느라 파이 속은 못 찍었는데 부드럽고 달큰한 사과 조림이 듬뿍 들어가 있어서 충분히 먹을만 했다. 너무 달지도 않고 사과향 은은히 나면서 맛있었다. 또 먹고 싶넹 ㅎㅎ..
스누피 빌리지






관광 거리를 걸어가다 발견한 스누피 빌리지. 다양한 스누피 기념품을 판다.

그래도 기념품 한개쯤은 사볼까 하는 마음에 그나마 실용성 있어 보이는 작은 손수건을 샀다.
기타이치홀
기타이치홀 · 7-26 Sakaimachi, Otaru, Hokkaido 047-0027 일본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kr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유튜브에서 보았던 기타이치홀 이라는 커피숍이었다. 근현대 느낌 나는 고풍스러운 목조 건물에 잔잔한 샹들리에 조명이 멋진 곳 같아서 방문해보았다.

인기가 많은 곳이라 웨이팅은 피할 수 없는 곳 같다. 한 15분 정도 웨이팅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메뉴 탐구.
아이스크림, 케익, 커피, 맥주, 와인과 안주들을 파는것 같다. 나는 오타루 와이너리 비어로 결정.

이곳이 인기가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내부에서 피아노 연주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인것 같다. 피아노 연주가 진행되는 시간표는 위 사진과 같은데, 연주를 듣기 위해서는 훨씬 먼저 와서 자리를 잡아놔야 할 듯 하다. 내부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다들 나올 생각을 안하는듯 ㅋㅋ

두둥 드디어 입장. 어둑 어둑한 내부에서 빛나는 주황색 가스 램프가 멋진 분위기를 낸다.

내부가 너무 어두워서 스마트폰 카메라의 일반 모드로는 사진이 잘 나오질 않는다. 프로모드로 바꾸고 셔터 스피드랑 ISO랑 색 온도랑 이것 저것 바꿔야 눈으로 보이는 느낌이 얼추 비슷하게 사진에 담긴다.
어두워서 셔터 스피드를 느리게 해줘야 잘 찍히는데 사진 찍는 손을 잘 고정하지 못하면 사진에 흔들림이 심하게 들어간다. 팔꿈치를 테이블에 대고 여러번 찍어서 그나마 잘 나온 사진 한 두장 건진것 같다.

난로를 감싸는 동그란 원형 테이블에 다 같이 앉는다. 각각의 테이블에도 조명이 놓여있어 멋지다.

사진을 다 찍고 주문했던 오타루 와이너리 비어를 한모금 마셔본다. 일반 맥주보다 뭔가 좀 더 과일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ㅋㅋ
분위기 있는 곳에서 마셔서 그런지 맥주가 더 맛있는 것 같은 느낌.
니이쿠라야 본점
https://maps.app.goo.gl/Z74SrSLYFJqGFPR4A
니이쿠라야 본점 · 1 Chome-3-1 Hanazono, Otaru, Hokkaido 047-0024 일본
★★★★☆ · 일본식 제과점
www.google.co.kr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맛있는 일본 전통 디저트를 판매하는 니이쿠라야 본점이다. 예전부터 일본 당고를 굉장히 먹어보고 싶어서 맛있는 당고를 판다던 이곳에 방문하는걸 상당히 기대해왔다.


외관은 이런 느낌. 관광객이 많은 메인 스트릿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한적하니 좋다.

내부도 한적하니 좋았다.

당고 + 녹차 세트로 주문했다.
저렇게 초록빛 나는 팥을 동부라고 하던가?
아무튼 팥 앙금 당고?, 간장 당고, 깨 당고를 선택해서 먹어보았다.

가장 기본인것 같은 간장 당고는 일본 간장 특유의 달달함이 있어서 단짠 단짠 느낌으로 중독성 있게 맛있었다.
깨당고는 깨의 고소함과 단맛, 짭잘한 맛도 같이 있어서 역시 맛있었다.
초록빛 나는 팥 앙금 당고는 달달한 맛이 위주였는데 부드럽고 달달하니 맛있었다.
셋 다 따뜻한 녹차랑 함께 먹기 좋았다 ㅎㅎ
떡은 차갑긴 하지만 갓 나온 가래떡과 같은 부드럽고 쫄깃한 느낌이어서 역시 녹차랑 먹으니 꿀맛이다.
사실 그렇게 대단하고 화려한 디저트는 아니지만 다른 화려한 음식들보다 뭔가 더 정감가는 느낌쓰.
다음에 오타루에 방문한다면 또 한번 먹어보고 싶다.
러브레터 촬영지 - 2. 텐구야마 전망대
오타루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는 텐구야마 전망대이다.

원래는 텐구산 로프웨이 타는곳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려고 했다. 그런데 버스를 타려고 보니 줄곳 어깨에 매고 다녔던 카메라 삼각대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렸다. 생각해보니 기타이치 홀에서 삼각대를 바닥에 두고 나올때 가지고 나온 기억이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기타이치 홀까지 15분 정도를 걸어서 돌아간 다음 삼각대를 일단 회수했다 ㅠㅠ
다시 15분을 걸어서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기에는 체력이 안될 것 같아서 카카오 택시의 일본 서비스를 이용해서 텐구한 전망대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오타루 증기 시계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니 18,000원 정도 나왔다. 뭐 어쩔 수 없지...

텐구산 로프웨이 입구 도착.

인기 관광지인지 사람이 많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티켓을 파는 창구가 있는데 두 개의 줄로 구분되는 듯 하다. 오른쪽 줄은 현금을 이용해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무인 티켓 발급기 줄인것 같고, 왼쪽 줄은 직원분을 통해 티켓을 구매하는 줄인듯 하다.

나는 현금이 있으니 오른쪽 줄에 서서 구매. 성인 1,600 엔이다.

티켓을 구매하고 나서 로프웨이를 탑승할때까지도 한 15여분 정도 기다린것 같다. 한 4시 정도에 도착했던것 같은데 다들 야경을 보러 방문하는 듯 하다.


여기 텐구산 스키장 아래쪽이 러브레터 오프닝 씬의 촬영지라 러브레터 포스터도 보인다 ㅋㅋ

로프웨이를 타고 전망대까지 올라오니 탁트인 시야로 오타루 시내와 바다까지 보여서 시원 시원하다.

저 멀리 항구 풍경까지 보이네 ㅎㅎ


가져온 필름 카메라랑 삼각대로 한번 야경이나 찍어볼까 해서 좋은 자리를 찜 해놓고 대기 ㅎㅎ
산 꼭대기라서 그런지 바람이 심하게 불어 훨씬 더 춥다. 옷을 더 따뜻하게 입고와야 할 것 같다.

서서히 해가 지면서 조명이 하나 둘 씩 켜진다.

해가 완전히 지니 조명이 훨씬 더 환하게 비친다.
사진으로 보니 크게 감흥이 없지만 눈으로 보았을때는 정말 예뻤다. 멋진 풍경이 사진으로 담기질 못한다.

사실 삿포로에 일본 3대 야경으로 불리는 모이와야마 전망대가 있는데, 그곳의 화려함에 비하면 소박한 수준 같지만,
해안가와 텐구산 능선까지 함께 보이는 텐구산 야경도 나름 멋진것 같다.

야경을 다 보고 내려가려는데

어마 어마한 대기줄이... ㄷㄷ
내려가는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서도 한 20~30여분 정도 대기를 한듯하다.

텐구산에서 오타루로 가는 버스 시간표.
이따가 내려가서 버스 정류장에서도 긴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삿포로로 건너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시간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기나긴 대기 끝에 내려왔으나...
버스 정류장에서 또 어마 어마한 대기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6시 30분쯤 로프웨이에서 내려서 곧장 버스 정류장으로 왔는데도 버스 한대를 보내고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로프웨이 입구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도로에 미끄러운 빙판길이 이렇게 형성되어 정말 조심해야 한다. 거기다 경사진 길이라서 더 조심해야 한다.
몇번이나 자빠질뻔 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삿포로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에는 위험한듯...
혼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숙소로 돌아와서 마지막날 저녁은 간단하게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

편의점 당고도 먹공,

숙소에서 웰컴 디저트로 냉장고에 넣어줬던 배 푸딩도 이제서야 먹공,

온천을 조진 다음 꽁짜 라면으로 마무리...
이렇게 3박 4일간의 삿포로-오타루 여행이 끝났다.
처음으로 혼자 떠나본 해외여행.
그렇게 난이도가 높은 여행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긴장감을 갖고 깨어있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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